Silicon Valley Bank는 2023년 3월 10일 4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파산했다. 그 배경을 분석 해 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개인적으로 예측 해 보고자 한다.
Silicon Valley Bank의 파산 배경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은행은 아니지만, Silicon Valley Bank는 수 많은 중소 지역은행이 난무하는 미국에서 자산규모 기준 2022년 말 16위에 해당 되었던 은행이다. 게다가 은행 이름에서 추측해 볼 수 있듯이, 실리콘밸리 내 각종 스타트업 기술, 바이오 기업을 주 고객으로 예금과 대출 을 통해 약 40년 동안 영업을 유지해 온 특수 성격을 지닌 은행이기도 했었다. 이 정도 규모와 역사, 특수성을 보유한 은행이 어떻게 지난 3월 10일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게 된 것일까? 그 주된 원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고강도 금리인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중반 까지만 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금리 인상은 불필요 하다고 주장 해 왔다. 그러다가 동년 12월 무렵 갑자기 말을 바꿔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가볍지 않다고 주장하며 2022년 3월부터 2023년 3월 현재까지 급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된다. 그로 인해 0%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2023년 3월 현재 5.0%까지 급격히 상승했으며 기준금리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채 2년물의 경우 역시 5.0% 수준까지 급등했다. 그에 따라 해당 채권의 가격은 반대로 급락하게 되었는데, 이런 상황 자체가 Silicon Valley Bank 파산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 문제는, Silicon Valley Bank가 COVID-19 기간 동안 중소 기술기업들이 예치한 엄청난 금액의 예금을 적절하게 대출로 운영하지 못하고, 대신 안전자산이라고 판단한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 투자 규모는 Silicon Valley Bank 총 자산의 50% 이상인 1174억 달러에 육박했으며, 그 중에서도 만기가 10년 이상인 채권에 투자된 비율이 95% 수준이었다. 엄청나게 상승한 금리로 인해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그들은 그 동안 예치 해 두었던 예금을 Silicon Valley Bank에서 인출하게 되었는데, 은행은 대부분의 자산이 미국채 장기물에 묶여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의 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보유 자산을 매각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만기까지 보유 할 수 있었다면 별 문제 없었겠지만, 채권금리가 0%에서 5%로 상승한 만큼 채권가격은 반대로 급락하여 평가손실이 발생 된 상태에서 매각 했기에 엄청난 손실을 확정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불안심리가 극대화 되고 기존 예금자들의 뱅크런까지 발생했으며 주가는 폭락하고 말았다. 일련의 사건으로 Silicon Valley Bank는 자산 매각으로도 부족한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주가 폭락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성공할 수 없었다. 결국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는 Silicon Valley Bank를 접수하며 2023.3.10일 파산 처리를 하게 되었다.
향후 전망
먼저 또 다른 중소은행들로의 위기 확산 가능성 측면을 살펴 보겠다. Silicon Valley Bank 파산 이후 이미 Signature은행이 연이어 파산 했으며, First Republic 은행 또한 시장의 불안 심리가 초래한 뱅크런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다. 물론 해당 은행의 예금자보호 등 미 재무부 및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적절하고 신속한 조치로 인해 현재 추가적인 은행 도산이 확산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어떤 약한 고리가 언제 깨질지 알 수 없는게 사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시에도 3월 베어스턴스 도산 이후 약 7개월 큰 문제가 없었으나, 10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상황이 발생했기에 현 상황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맞을 것이다. 다만, Silicon Valley Bank의 도산은 연쇄적인 금융시스템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경영실패에서 기인한 만큼 위기 확산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합리적일 수 있다. 또한, 현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Silicon Valley Bank, Signature Bank 및 First Republic Bank 등은 규모 측면에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도산했던 은행 및 보험사 대비 너무 작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 위기로 확산 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점도 존재하며, 2008년 이후 금융규제가 매우 강력하게 구축되었기 때문에 현재 미국 주요 은행들의 자산 건정성이 매우 좋다는 부분도 시장에 일부 안심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번 은행 도산 사태가 향후 미국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현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이런 상황에서도 과연 물가안정만을 위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누구나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발표 될 각종 주요 경제지표 및 금융환경이 얼마나 안정화 되느냐에 따라 금리의 방향성이 결정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땐 추가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 같고, 올리더라도 한 번 정도가 한계일 것으로 예상 된다. 이에 대하여 몇 가지 근거를 제시 할 수 있는데, 우선 인플레이션은 충분히 빠르진 않지만 방향성은 하락 추세에 있으며, 물가지표에서 비중이 매우 큰 주거비는 약 1년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2분기 이후부터는 물가 하락에 기여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금리를 인상하여 금융환경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이유는 당연히 없다고 생각 하기에 2023년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 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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