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초 부터 미국보다 선재적으로 인상 했던 한국의 기준금리가 동결 되었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 될 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원인을 세 가지로 정리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확정했다. 2022년 2월 기준금리 연 1.25%에서 부터 2023년 1월 연 3.5%까지 총 7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었고 지난 2월 동결을 발표하고 이번에 연속으로 동결 함으로써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기의 최고점을 연 3.5%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후 한국 경제에 예기치 못한 큰 충격이 발생하거나 혹은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급격히 반등 추세로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2차례 동결 후 다시 인상하는 것은 한국 금융시장을 지나치게 경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4월 현재 미국이 1.5% point 높은 상태이며, 만일 미국이 오는 5월 2~3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point 추가 인상하게 된다면 그 차이가 1.75% point 미국이 높게 되어 역대 최고 역 금리차가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높은 상태로 형성되기에 미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를 역 금리 상태라고 표현 할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유지 될 경우, 가장 대표적으로 국내 외환보유고 유출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예상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동결 원인 1. 추세적 물가 안정의 확인
먼저 한국의 물가가 현재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 되어간다는 점이다. 한국 CPI(소비자 물가지수)는 2022년 8월 연 6.3%라는 다소 공포스러운 고점을 형성하고 이후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하향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3년 4월 현재 연 4.2% 수준으로 아직은 높은 상태임은 맞지만, 이런 추세라면 올 해 연말에는 2%대에 진입하여 안정적인 물가를 유지 할 수 있으리란 희망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목적 자체가 한국의 물가 안정을 위해서인 만큼, 정책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 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금리 인상을 단행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 시 향후 한국의 물가가 아무런 돌발상황 없이 100% 하락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OPEC+의 원유 감산결정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반등과 그 외 지정학적 갈등 혹은 이상 기후에 따른 곡물 등의 가격상승 등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을 배재 할 수 없으며, 한국은행은 향후에도 이런 부분들을 함께 고려하며 금리 정책을 사용 할 것이다.
동결 원인 2. 한국 경제 침체 방어
다음으로, 하락하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제1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2022년 근 1년간 COVID-19 봉쇄 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한국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중국이 re-opening을 추진하면서 점차 회복 될 것으로 예상 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적으로 경상수지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1월 10억 달러에서 2023년 3월 -40억 달러까지 엄청난 수준의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경제 상황에 금리인상이 지속 된다면 금융시장은 더욱 경색 될 것이며 부채 비중이 큰 중소기업 및 개인들의 파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 경제의 온전한 성장을 목표로 항해하는 한국은행은 높은 물가 수준과 함께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 또한 고려해야만 하는 부분인 것이다. 다행인 부분은, 중국의 경제 상황의 점진적 개선과 한국의 1위 수출품목인 반도체 시황이 최저점을 찍고 2분기 이후부터 다시 반등 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경기 선행 지수도 하락 추세가 반전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부분도 눈여겨 볼 수 있다.
동결 원인 3. 가계 부문의 금융안정성 보호
마지막 원인은 한국의 가계부채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022년 기준 GDP 대비 104%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비율에 해당된다. 더욱이 개인들이 부채로 매입 한 대부분의 자산(대략 75% 이상)이 부동산에 투자되어 있으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 시기에는 자산의 담보가치가 하락하여 만일 담보대출 만기에 따라 대출을 갱신해야 할 경우 갱신이 불가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뿐더러 대부분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고정금리 Base가 아닌 변동금리 Base이기에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충분히 연출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수요도 급감하기 때문에 매각을 위해 매물을 내 놓아도 그마저도 거래가 쉽게 성사되지도 않는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국민 자산의 대부분에 해당되는 부동산 시장의 Hard landing에서 발생 가능한 국민 경제의 붕괴를 적절한 통화정책을 활용하여 반드시 사전에 막을 수 있어야 하며, 결국 이 부분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한국은행이 단순히 기준금리를 올릴 수 만은 없는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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