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을 뒤로하고 주요 산유국들이 갑작스런 원유 감산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하루 뒤 미국시간 오전 발표 된 ISM 제조업 지수는 또 다른 측면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는데, 이 두 가지 이슈의 영향을 정리 해 보고자 한다.
주요 원유 생산국들의 감산 기습 발표
지난 2일 일요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의 OPEC+ 회원국 및 비 회원 원유 주요 생산국들의 감산 발표가 있었다. 보통은 감산 혹은 증산과 같은 이슈는 OPEC+ 정기 회의에서 결정 및 발표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의 발생으로 글로벌 경제는 하루종일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고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결국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 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석유텍사스산 원유 가격 기준 2022년 6월 배럴당 120불 최고점에서 2023년 3월 64불 수준으로 하락 했었다. 국가 수익의 상당부분을 원유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과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원유의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데, 그들의 판단으로 지금 유가는 적정가를 하회한다고 판단하여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유를 수입하는 대부분의 국가들 및 인플레이션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이 경우 이 같은 결정이 반가울 수가 없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1년간 전략비축유 까지 방출해 가면서 되찾았던 유가 안정에 힘입어 최근 겨우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만일 다시 유가가 배럴당 90불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면 물가와의 전쟁이 더욱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미국의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고금리 정책 또한 더욱 연장 될 것이며, 결국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더욱 높아 질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을 제공하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 또한 외환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도모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기업 및 가계부채 부담이 크게 상승하며 경제 위기에 직면 할 가능성 또한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 될 수도 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산유국들의 감산 자체가 사실 상 이미 글로벌 경기 하락이 시작 됐음을 대한 증거일 뿐이며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상승 했지만 3~6개월 단위로 보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가격 하방압력이 거세게 작용하여 오히려 유가가 3~5% 정도 하락 했었기에 크게 우려 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ISM의 제조업 지수 하락 충격
원유 감산 발표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지속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금리인상 등의 우려를 키우면서 미국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반대로 금리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나스닥 증시는 장중 한 때 -1% 수준까지 하락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미국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시 마감 시점에는 2년물 금리가 또다시 4% 아래로 떨어진 3.98%, 10년물 금리 역시 3.5% 밑으로 떨어져 3.42%가 되었다. 그 이유는 미국 공급관리협회 ISM(Institute of Supply Management)에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가 3월 데이터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발표 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MI는 미국 실물경제 주요 선행지표로 사용되는데, 산업별 주요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제조 활동 상 핵심 부문에 대해 전월 대비 상황이 어떻게 변하였는지에 대한 조사로 이루어진다.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Better, 그 이하는 Worse로 판단하며, 월 초에 발표되는 만큼 이를 통해 향후 발표 될 각종 경제지표들의 방향성을 예상 해 보는데 활용되는 중요한 지표이다. 수치적으로 정리하면, 전체PMI 3월 지수는 46.3, 세부적인 지수는 수주 43.3, 생산 47.8, 지불가격(물가) 49.2, 고용 46.9 이었다. 4개월 연속 감소 추세이며, 역사적으로 보면 현 지표 수준은 향후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운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렇듯 3월 ISM PMI가 시장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는 것으로 발표되자, 시장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국채금리와 나스닥 지수가 모두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의 5월 FOMC 기준금리 예상 변동상황을 실시간으로 나타내는 FedWatch의 25bp 인상 확률과 동결 확률에서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동결 확률이 소폭 오르는 모습도 확인 되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5일 발표 예정인 ISM 비제조업 지수, 6일 주간실업수당청구건수, 그리고 가장 주목해야 할 3월 Nonfarm payroll 발표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 결과들에 따라 상당한 변동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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