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ilicon Valley Bank 등 몇몇 중소형 은행의 파산에 따른 위기감이 잦아들긴 했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 될 경우 다음 위기의 진원지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추이 및 원인과 함께 현재 예상 가능한 위험 노출도를 분석 해 보고자 한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추이와 원인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상태와 그 원인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약 15년 정도의 가격 변동과 배경을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미국 부동산의 가격이 급락을 했는데, 이 시기에 상업용 부동산 역시 약 30%의 급격한 하락을 하게 된다. 이후 약 10년 동안 초저금 시대를 지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다시 점진적으로 상승 하였다. 그러다 2020년 초 COVID-19 펜데믹으로 인해 단기간 급락을 경험했지만, 펜데믹에 따른 경제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막대한 보조금이 시중에 유입되면서 대부분의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도 엄청난 양의 유동성이 유입 되었다. 그 결과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적정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단기간에 치솟았으며, 결국 2022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2023년 4월 현재 작년 대비 약 15% 수준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현 금리인상 시점에 주거용 부동산 보다 상업용 부동산이 보다 취약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 해 볼 수 있는데, 첫번째 원인은 펜데믹에 따른 재택근무 수요의 증가이다. 동 기간 동안 어쩔 수 없이 수 많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시행 했으며 이를 위해 보다 넓은 집 또는 제2의 주택 등의 수요는 늘어난 반면, 대표적 상업용 부동산인 사무실에 대한 공실율이 증가하면서 초기 자산유입에 따른 가격상승 이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금리의 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2008년 Subprime 사태를 겪으면서 대부분 고정금리로 실행되는 반면, 상업용 부동산의 담보대출은 변동금리부 형태를 띄고 있다. 그렇기에 1년 사이에 기준금리가 약 5%나 상승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담 또한 엄청나게 증가하여 금리를 감당할 수 없을 경우 저가에 매물을 매도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 한 것이다. 세 번째 원인은 경기 침체 가능성 증가에 따른 사무실 확장수요의 감소에 있다. 고금리 기조가 생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동시에 기업들의 직원 해고 이슈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즉, 기존 사무실을 확장 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기업이 파산 할 경우 사무실이 불필요해지는 상황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 경제 상황 속에서의 위험 노출도 분석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금융시스템의 위기는 금융기관의 부실과 그에 따른 연쇄 파산을 통해 발생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 같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 금융위기로 전이 될 가능성이 과연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느 부분에서 생각 해 볼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 하자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미국의 중소은행이 약한 고리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금융기관의 자산 규모 등을 고려 시 현 시점에서 전체 금융위기로의 전이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자산 기준 미국의 모든 금융기관 별 구성 비중은, JP Morgan, Bank of America 등의 대형은행이 약 57%, 지역 별 중소형 은행 약 30%, 외국계 은행 약 13%로 이루어져 있다. 비중이 가장 작은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 대형 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자산 구조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형은행의 경우 일반 금융상품 28%, 주거형 부동산대출 12%, 상업용 부동산대출 6.4%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중소형 은행의 경우 일반 금융상품 21%, 주거형 부동산대출 14%, 상업용 부동산대출 28% 등으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상업용 부동산대출의 자산 비중이 큰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전체 상업용 부동산대출 부문만 고려 해 볼 경우, 대형은행이 29%, 중소형은행이 67%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제시한 데이터를 종합 해 보면 중소형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대출 노출도가 높은 만큼 파산 혹은 뱅크런 가능성이 높으며,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기존대출의 담보비율을 높이거나 추가 상업용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상향시키는 조치 등을 통해 유동성이 경색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미국 은행의 자산 규모 차원에서 보면 약 30%의 67%, 즉 20% 정도 규모가 중소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차지하는 수준이기에, 대형은행 섹터가 건재할 경우 중소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대출 부문의 부실 만으로는 전체 금융시스템 위기로의 전이는 아직까지 우려 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다만, 중소형 은행이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 결국 도미도효과로 대형은행 또한 위험해 질 가능성도 고려 해 보아야 하는데, 이 부분은 미국의 가계와 기업 부채 규모 기준으로 접근하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결국 일부 개인을 포함한 기업일 것이며, 그들이 해당 부동산을 매입 할 경우 상당 수준의 대출을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가계 부분의 부채 수준을 미국 GDP 대비 비율로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 까지 약 8년 동안 지속적으로 가계 부채 수준이 증가하여 100%에 육박하게 되지만, 결국 2008년 이후 다시 크게 감소하여 2023년 현재 약 80% 수준에서 횡보하는 상태이다. 80%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 60%, 유럽 60%, 일본 70% 등을 고려 시 통제 불능 상태로 볼 수는 없으며, 현재 추가적인 비중 증가는 없다는 사실과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개인 부분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함께 고려 해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다음으로 기업 부문의 부채 수준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1970년 부터 현재까지 비록 부채 비중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45%에서 70% 까지 굉장히 완만하게 상승할 뿐임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상업용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향후 일부 중소형 은행의 위기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해당 부동산을 보유한 주체들의 대출규모 자체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미국 은행 자산의 57%를 차지하는 대형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대출에 대한 노출도가 낮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상업용 부동산대출로부터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산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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