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앞서 유럽 주요국가들 중 독일과 스페인의 3월 CPI 예상치가 발표됐다. 이에 대한 시장의 해석을 살펴보고, 드디어 확정된 미국의 2022년 4분기 GDP 수치와 함께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의미하는 바를 분석 해 보고자 한다.
독일, 스페인의 3월 CPI 예상치에 대한 해석
미국은 전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를 매월 10일 무렵 한 번에 발표하는 반면, 유럽 주요 국가들의 경우 해당월의 CPI에 대한 예상치를 당월 마지막날에 먼저 발표하고 있다. 이에 2023.3.30일 독일과 스페인 두 국가의 3월 CPI 예상치가 발표됐으며, 국가 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아직까지 디스인플레이션은 시작되지 않은 실망스러운 결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먼저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 3월 전년 기준 CPI가 7.4% 상승하여 2월 전년 기준 8.7%보다 크게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CPI 연율 10% 이상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폭의 하락인 것은 맞지만, 사실 작년 3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에너지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며,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2월 전년 기준 5.7%에서 3월은 5.9%로 오히려 올랐다. 특히 식품가격지수는 3개월 연속 20%를 웃돌고 있으며,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임금상승률 또한 5~6%에 달하는 수준이다. 스페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역시 3월 전년 기준 CPI는 3.1%로 2월 6% 대비 놀랍게 하락 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저효과가 반영되지 않는 월간 상승률을 보면 2월 0.9% 대비 3월 1.1%로 오히려 올랐다. 이 같은 현상으로 오는 5월 EC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유로 가치가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소폭 하락했으며, 아마도 유로존의 경우 향후 수 개월 간 디스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 된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프랑스와 유로존 전체의 3월 CPI 예상치가 발표 될 예정이니 관심을 갖고 지켜 볼 필요가 있겠다.
2022년 4분기 미국 확정 GDP 및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분석
비록 3개월 전의 수치이긴 하지만, 미국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미국 경제 체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은 틀림없다. 그런데 작년 4분기 수치가 2.6%로 지난 달 발표된 잠정치 대비 0.1%P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2.6%라는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일 수 있으나 각종 주요 경제지표의 경우 추세가 더욱 중요하며,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추정한 2023년 GDP 성장률이 0.4% 수준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추세적으로 다소 가파른 분기 별 경기 하락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 만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예상대로 경기가 어려워진다면 그것은 물가 또한 하락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미국 경제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부문이 축소 될 것이고, 소비가 축소되면 물가도 하락 하기 때문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강력한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미국의 향후 경제 전망을 위한 또 다른 중요지표인 주간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데이터도 발표 되었다. 노동 관련 주요 데이터는 매월 10일 무렵 발표되는 Non-farm payroll 데이터와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주간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있는데,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에 있어서 서비스부문의 물가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상황일 수록 임금과 관련된 경제지표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 주 191,000건에서 198,000건으로 상승한 것은 맞지만, 190,000명 수준 자체가 역사적으로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기에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임금 부문의 물가가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실업률이 올라가고 일자리 구하는 것이 지금보다 어려워져야 점진적으로 임금이 하락할 수 있는데, 수치적으로만 보면 지금은 누구나 일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노동공급자 우위 시장이기에 구조적으로 임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물가를 떨어트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다만, 당장의 지표만 보며 미래를 예단해서는 안 될 것이며 노동 관련 여러가지 선행지표들의 움직임과 최근 발생했던 중소은행들의 금융위기 등을 함께 고려하여 물가의 방향성을 추정 해 보고 그에 맞는 판단과 행동을 가져가는게 현명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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