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Friday를 시작으로 3일 연휴를 앞둔 미국 금융시장은 한 주 동안 경기침체의 각종 징후들을 우려하며 일단 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보다 정확한 상황 인식을 위해 긴축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의 흐름 논리와 이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낙관론과 비관론을 정리 해 보고자 한다.
긴축정책(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경제의 흐름
미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노동부에서 발표 할 3월 비농업고용지수 및 실업률, 시간당 임금 관련 지표를 제외하고 지난 4일 동안 이번 주 미국경제, 특히 노동시장과 경기선행지수 관련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지역은행 위기 이슈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가 탄탄한 동시에 성장성도 보유한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몰렸던 3월을 뒤로하고 4월 첫 주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S&P500 -0.61%, 다우존스 -0.49%, 나스닥 -0.84% 각각 하락 마감하였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장의 거의 모든 관심은 탄탄한 고용과 끈적끈적한 서비스부문의 임금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걱정에 온통 집중되었었는데, 3월 지역은행 이슈 발생 이후 시장의 sentiment가 급격하게 경기침체 우려 쪽으로 기울면서 고용 관련된 Bad News가 그냥 Bad News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리인상 시기에 나타나는 경제 현상과 시장의 반응은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겐 좀처럼 예상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래도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의 반응에 대한 일반적인 큰 그림을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Major 투자은행 중 한 곳인 Piper Sandler에서는 H.O.P.E 그래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 각 부문에 나타나는 현상의 순서에 대한 자료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리가 인상되면 가장 먼저 경제에 나타나는 현상은 H 부문으로, 이는 Housing을 의미한다. 즉,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이에 연동 된 담보대출 금리도 거의 시차도 없이 인상되기 시작하여 주택시장을 냉각 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금리인상기에 미국 내 가장 공신력있는 주택가격지수인 Case-Shiller Housing Price Index를 기준으로 2022년 6월 부터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다음으로 O 단계는 New Orders인데, 이는 기 발표된 제조업, 비제조업 ISM의 PMI 지수에서 하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P 단계는 기업의 Profit을 의미하며, 실제로 지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부터 2021년 대비 -3.5%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철자 E의 Employment는 이번 주 발표된 2월의 JOLTS 보고서, 3월의 ADP 민간고용보고서 및 주간실업수당청구건수 결과를 통해 드디어 미국의 노동시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는 조짐을 시장에 던졌다. 이처럼 현재 미국 경제가 H.O.P.E 그래프가 제시하는 순서와 놀랍도록 일치하면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3월 지역은행 위기 이슈에 이어 시장에 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Wall Street의 낙관론과 비관론 정리
그렇다면 이런 흐름 속에서 월가의 전문가들은 어떤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먼저 비관적 의견을 제시하는 쪽의 근거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완벽하게 금리인상기의 침체 시나리오와 같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긍정론자들은, 강력한 고용 등 여러가지 상황적 차이로 인해 과거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하지만, 흔들림 없을 것 같던 고용 시장도 한 달 만에 약세로 전환되는 지표들이 드러나면서 한 번 무너지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냉각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1분기 미국주식의 랠리 또한 빅테크 중심의 편중된 현상이었으며 그 외 대다수의 주식들의 시가 총액의 증가는 큰 변화가 없었음을 근거로, 향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 역시 매우 제한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와 같이 예정 된 침체의 길을 가는 도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예기치 못 한 약한 고리에서 문제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미국 경제는 큰 위기를 겪을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반대로 낙관론자들은, 만일 문제가 된다면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중소지역은행에서 금융시스템 위기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미국 전체 금융자산 규모 기준으로 보면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미만일 뿐이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은행의 경우 2008년 이후 금융건전성이 매우 향상 된 만큼 큰 위기로의 전이는 지나친 우려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1분기 증시에 나타난 랠리의 경우, 시계열을 조금 더 연장해서 2022년 10월 저점 대비 상승 관점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했으며 심지어 대형 악재가 터졌던 은행섹터 조차도 5% 수준의 상승을 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이유들을 근거로 양 측의 주장이 대립되는 가운데, 결국 미국 증시는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반복 할 것이란 중립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빅테크 주도로 랠리가 진행 됐기 때문에 해당 빅테크 주식들은 이미 상당한 valuation이 반영 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결국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 든 미국 금융시장 환경에서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표되는 주요 지표를 항상 주시하면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과 논리를 경청하고,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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